세상에 이런 일이? 도저히 믿겨 지지 않은 일이 비노바 바베라는 길 위의 성자를 통하여 일어났다. 아마 앞으로도 지구상에 이런 사랑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지, 유일무이한 사건으로 기억될 부단 운동 (토지 헌납 운동)을 부동산 공화국,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다시 제안해 보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일까?
비노바 바베와 500만 에이커의 부단운동
부단 운동, 인도 전역을 비노바 바베는 13년 동안 거의 맨발로 걸으며 땅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요구했다. 땅은 공기나 물처럼 신의 선물이기에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땅을 달라고 지주들을 설득하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순례하며 개인의 변화를 통한 사회 변화,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사랑의 힘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과 헌신에 감동한 이들이 내어놓은 땅은 약 500만 에이커, 남한 면적의 1/5에 해당하는 거대한 토지였고 이 땅을 가난한 이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토지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함께 평화의 마을을 만들어 가는 부단 운동은 땅을 나누고 부를 나누고 노동을 나누는 사회 혁명이었다. 우리에게는 불가능한 일일까?
청년 몇 사람이 우리 마을을 찾아왔다. 생태 마을을 꾸려서 살고 싶다며 땅을 구하러 온 거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실망하고 돌아갔다. 시골 땅값도 만만치 않아 공동체를 꾸릴 만한 토지를 구한다는 것이 자신들이 그동안 모은 적은 돈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청년들에게 땅을 줄 수는 없을까? 기후재앙 시대에 바르게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없을까? 그래서 나는 물이 있는 산, 임야를 찾고 있다. 전 국토의 70%가 산인데 기후재앙 시대에 노아 방주 같은 피난처를 만드는데 산 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농사도 지을 수 있고 집도 지을 수 있는 토지나 임야를 그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청년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60+ 운동, 환갑이 넘은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유산 물려주지 않기,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기, 생명 평화 운동하기 등 잘 늙어가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덧붙여 토지 헌납 운동을 벌여나갔으면 좋겠다. 미래 세대에게 공해와 국가 부채밖에 안긴 게 없는데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도저히 희망이 없다는 청년세대에게 공동의 토지를 선물해주면 얼마나 멋질까?
기성세대가 권력과 부를 움켜쥐고 나누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마음이 많이 누그러질 것이다. 비노바 바베는 가난한 이들을 여섯 번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을 위해 소유한 땅의 1/6을 달라고 설득하였는데, 우리는 청년들이 세 번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내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경제 제도의 변화로 사회 혁명을 이룰 수 있다고 믿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부단 운동처럼 먼저 우리의 마음이 변하고 각자의 삶이 변하고 그로 인해 사회구조가 변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대어, 작은 헌신과 나눔의 실천을 통해 새 사회 건설 운동을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땅 있는 이들은 뜻이 없고, 뜻 있는 이들은 땅이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힘을 모아 돈을 모아 조그마한 땅이라도 미래 세대에게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아마도 그들이 나날이 지옥 같은 기후재앙 시대에 우리를 구원할지도 모른다.